아무튼 스타트업으로 출근!

2편. 데이터의 가치를 알리는 생물정보학 박사(Ph.D)

2021.10.15 | 조회 1.8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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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케이프 레터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과 휴먼스케이프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아무튼 스타트업으로 출근’ 시리즈를 통해서 약사, 생물 정보학 박사, 간호사인 휴먼스케이프 메디컬 팀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는데요.

두 번째 편에서는 휴먼스케이프 CKO(최고 지식책임자)를 맡고 있는, 생물정보학 박사 카이(Kai)를 만나 보려고 합니다.

‘생물정보학’ 은 의료 데이터 및 사람이 가진 모든 생물 데이터를 컴퓨터를 이용해 실험하고,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보통은 연구소, 병원 또는 제약사 등에서 전공자분들을 찾을 수 있죠. 

하지만 반전 영화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듯이, 이번에는 생물정보학 박사이면서 현재는 스타트업의 멤버로 함께하고 있는 카이의 '반전 커리어'를 통해 색다른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 데이터 수집, 환자의 실리를 위한 첫걸음

Q. 지금까지 어떤 업무를 경험하셨는지 궁금해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생물정보학 박사 김경입니다. 휴먼스케이프에서는 카이(Kai)라는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요. 

생물정보학 박사 학위 과정 중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에서 다양한 생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했었어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는 희귀질환 관련 원인 유전자를 찾는 업무를 담당했었고, 이후 항암제 치료, 진단 바이오 마커를 찾는 것으로 범위를 넓혀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연구는 환자의 실생활에 바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연구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실제 삶에 반영되는 기간도 짧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구보다 더 빠르게 직접적으로 환자들에게 실리를 줄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고, 휴먼스케이프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 휴먼스케이프에서는 어떤 일을 맡고 계신가요?

협업 중인 메디컬 팀
협업 중인 메디컬 팀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휴먼스케이프는 신약 개발, 연구 및 치료 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곳에 환자분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제공해 환자분들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해요.

그래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서비스에서 환자들이 다양한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업로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서비스 외에는 데이터를 함께 수집하고 연구할 파트너를 발굴하거나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디자인하여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데이터 수집은 어떤 프로세스로 이뤄지나요?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2개의 경로로 이루어집니다.

치료제 개발 현황 및 관련 연구를 확인할 수 있는 레어노트
치료제 개발 현황 및 관련 연구를 확인할 수 있는 레어노트

온라인으로 수집하는 경우는 환자분들이 레어노트 앱의 콘텐츠를 보고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업로드 해주시는 경우예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개되는 레어노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개되는 레어노트

그리고 오프라인으로는 비즈니스에서 주력하는 질환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각 질환별 유명 교수님이나 환우회와의 접점을 만들어 데이터 수집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고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환자분들이 레어노트에 가입하여 , 받을 수 있는 여러 이점들에 마음이 동하여 데이터 입력을 자발적으로 해주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데이터 제공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정보보호 일 것 같아요. 

네 맞아요. 환자분들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요. 

개인 정보, 의료 정보, 유전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기존에 수집된 데이터는 정형화 작업을 통해서 식별 정보는 삭제한 후 임의의 연구 대상자 번호를 부여해 관리합니다. 

그리고 연구자와 환자 본인 외에는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관리되고 있죠.

안전하게 관리되는 개인 정보
안전하게 관리되는 개인 정보

올해 국제표준화기군(ISO)로부터 의료 개인 정보보호 시스템 규제 표준(ISO 27799)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는데요.

블록체인 기술과 독립적인 저장소 운영 등으로 환자 데이터의 보안성, 무결성, 투명성을 보장하고, 더욱 견고한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Q. 새로운 데이터 수집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작업인 것 같아요. 어떤 어려운 점이 있고, 어떻게 해결해 가고 있나요? 

데이터 특성상 업로드 자동화가 어렵다는 점이 현시점의 허들이에요.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어서 좀 더 쉬운 데이터 업로드 안이 필요한데요. 업로드 자동화는 회사에서도  기술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나라에서도 정책이 꾸준히 발전되면서 상황이 점차 개선되리라 기대합니다.

국가 건강 관리 앱에 처방전이나 건강 검진 기록, 백신 주사를 맞은 이력, 질환 등을 입력하면 추후 환자의 동의를 얻어 손쉽게 레어노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해요.

프로토콜 수행 전, 안과 검사를 직접 받아 보는 카이
프로토콜 수행 전, 안과 검사를 직접 받아 보는 카이

사실 가장 어려운 점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과정이에요. 환자가 어떤 메시지에 공감하여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크죠. 그래서 유전자 검사 상담을 진행할 때도 환자분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더욱 귀 기울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또, 사용자의 중심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최근에는 레어노트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큰 업무이자, 전사적으로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Q. 그동안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협업 단체와 함께하는 영상 촬영
협업 단체와 함께하는 영상 촬영

최근 환자분들의 치료 기회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데이터 프로토콜을 구축했어요.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사실 IT 기업 중에 환자 데이터를 오프라인으로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회사는 거의 전무후무합니다. IT 회사의 강점인 온라인 프로세스를 잘 살리려는 것도 있지만, 직접 오프라인으로 수집하는 것이 공수가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안질환 환자분의 나이나 환경을 고려했을 때 오프라인이 조금 더 편안한 수집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희귀질환 분석을 가장 잘 하는 곳을 직접 찾아 국내에서 희귀질환 유전체 연구를 주도하고 계신 저명한 교수님과 파트너를 맺고, IRD(유전성 망막질환) 대표 환우회인 실명퇴치운동본부와 연결하여, 환우회- 산업체 - 병원 - 연구소의 4개 기관의 협업체를 만드는 과정은 저희의 설득도 많이 필요하고 고된 과정이었지만, 그만큼 환자들에게 더 견고한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되어 보람 있는 업무였어요.

 

🌄 시야를 넓혔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Q. 생물정보학 박사가 스타트업 멤버로 함께하는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연구직에만 갇혀있고 싶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협업 단체와 함께하는 영상 촬영
 협업 단체와 함께하는 영상 촬영

흔히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하면, 연구직 또는 교수직으로 커리어를 쌓을 거라고 기대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초기에는 연구나 신약 개발을 하는 회사로 가야 하는지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보니, 가까운 미래에는 사용자가 본인의 건강 데이터를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수익화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미래를 대비해서 개인의 데이터를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수집, 보관하는 민간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휴먼스케이프의 사업 모델에서 그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당장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지만 미래에 비즈니스적으로 큰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 입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이 카이를 사로잡은 것 같네요.

네, 지원 전에 회사 검색을 적어도 100번은 한 것 같아요.(하하) 

검색을 해보니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비전이 보였고, 또 평소에 제가 유전체와 신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했죠. 

저는 모든 사람들이 주민등록증처럼 유전자 Identity를 가지는 미래를 꿈꾸고 있어요. 지금은 주로 유전자 데이터가 치료 목적으로 활용되지만, 미래에는 나와 맞는 음식을 먹거나,  운동 방법을 찾을 때 등 사용 범위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휴먼스케이프 회사 이름이 인간(human)풍경(landscape)을 합친 말인데, 현재는 희귀질환 환자의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어도 향후 사람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모든 유전체 데이터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주 큰 매력을 느꼈고, 성장 가능성 또한 있다고 확신했던 것 같아요.

 

Q. 처음 접한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는 어땠나요? 휴먼스케이프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요?

강점을 한 마디로 말하면 ‘사람’이에요. 직급이 없고, 수평적인 문화라는 점이 연구직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연구실에서는 구조 상 탑-다운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여기에서는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갖추고 있고, 제안 등 의견을 자유롭게 내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좋은 문화와 제도를 갖추고 있어도, 서로의 눈치를 보면 그것들이 유명무실하게 되는데요. 모든 멤버가 좋은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사람들 자체가 곧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요. 

 

💡 지식을 나누는 일에서 특별함을 느끼다

Q. CKO이기도 하고, 도메인 지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멤버가 바로 카이일텐데요. 

카이의 '헬스케어 데이터' 온라인 세미나!
카이의 '헬스케어 데이터' 온라인 세미나!

보통은 저와 비슷한 공부를 한 경우 연구소, 병원의 분석실에 일하거나, 신약 개발 회사 등에서 독립적으로 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지식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점에 매우 특별함을 느껴요.

멤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알려주면서 스스로도 더 명확하게 지식을 정리하게 되고, 마치 과외 준비하듯이 스스로도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바이오 전문가로서는 휴먼스케이프에 입사한 첫 번째 멤버이시기도 해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입사 직후에는 전문 콘텐츠 팀 신설에 대한 의견을 직접 내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레어노트에서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환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병원이나 환우회에 가서 앱을 보여주면 콘텐츠에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셔서 굉장히 기뻐요. 

레어노트 앱 자체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전체 질환군이나 데이터 수집이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잘 잡혀가고 있고 전보다는 건강 데이터2배 정도 늘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각 포지션의 사람들이 점점 더 전문성을 높여서 근무하게 된 것 같아요. 자신의 업무와 크게 유관하지 않은 도메인 지식을 모든 구성원이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스터디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점 역시 인상적입니다.

 

Q. 카이 외에도 메디컬팀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메디컬 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테크팀에서 AI, 블록체인 등 다양한 스터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메디컬팀은 바이오, 신약 개발에 대한 분야를 스터디를 해나가며 앞으로 어떤 데이터를 모으고, 레어노트 서비스에 어떤 질환을 추가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더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후 메디컬 팀 규모가 더 커진다면 신약 라이선스에 대한 부분도 검토하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요. 

 

✨ 새로운 도전, 그리고 성장

Q. 다수가 가보지 않은 길을 이미 경험한 사람으로서,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바이오, 의료 전문가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형화된 기업보다 스타트업에서는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것이 많아요. 이런 점에 큰 메리트를 느끼는 분들이 분명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스타트업에는 틀 없이 많이 구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구른다’는 표현이 나쁜 것이 아니라, 공처럼 둥글 둥글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곳에서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다양한 일을 하게 될 확률이 높은데, ‘내가 이 일까지 해야 하나?’라는 틀에 갇혀 있으면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여러 지점에서 활용해 보려는 열린 사고를 하는 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설을 세워 실패하더라도, 바로 털고 일어나 계속 도전하는 오뚝이 같은 분이면 스스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될 거예요.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CKO로서 데이터, 그리고 지식 기반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수준의 차이 없이 모든 구성원들이 도메인 지식을 골고루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의 유전체 데이터를 모으고 싶은 큰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누군가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함께 헬스케어 산업의 문제를 풀어갈 사람을 찾고 있어요!

 

기획 및 작성 : yvette, zoey
디자인 : 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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